살아가는 나는, 너를 사랑하는 내가 된다
2017-12-09 / 03:43 작성 사랑한다는 것, 살아간다는 것. 둘 다 모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것들이다. 산다는 게 꽤나 어려운 일이다. 지치고 무기력하고, 때로는 포기하고 싶고, 너무 힘들기까지 하다. 누구 때문에, 뭣 때문에 구구절절 각자 사연으로 어쩔 수 없이 버텨낸다. 그런데 이상한 건 그 버틴다는 게, 그 어쩔 수 없고 구질구질하다는 게, 한편으로는 엄청난 의지를 갖고 '해내는' 것이기도 하다. 사랑이 힘들 때도 마찬가지다. 살아 있으니까, 살아 내니까, 이 사랑의 힘든 게 나아 질 테니까, 또 다른 사랑이 올 테니까, 계속 한다.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사람인 나와 너와, 우리가 해낸다. 모두들 힘겹게 버텨낸다. 살아낸다. ‘내’가 하는 그 사랑이 삶을 힘들게 하는 것 같지만, 애..
< 나의 사랑, 이중 거울 >
E: 대사와 음악 제외한 효과음 N: 나레이션 플래시백: 회상 장면 플래시컷: 화면과 화면 사이에 들어가는 순간적인 장면 S1. 그 모두가 1인칭의 사랑을 한다는 것 C가 없는 C의 방에서, 조용한 새벽. A와 B, 주인 없는 방에 각자 소파에 기대거나 앉아있는, 작은 협탁엔 치즈와 와인을 먹다 남긴, 소파에 길게 엎드려 있는 A, 바닥에 앉아 작은 소파에 기대어 있는 B, 창 밖으론 가끔 오토바이나 자동차 시동 소리가 들리는, 그 이후엔 고요한, 적막이 흐르는, A 먹다 남은 치즈를 마저 먹으며 입을 여는, A: 사랑이란 뭘까? (E, 치즈를 쩝쩝대며, 사뭇 진지한) B: 갑자기? 너무 새벽 감성적인 질문인데. 주인 없는 방에서 시시콜콜 이야기 할 주제도 못돼. C에 대한 짝사랑 푸념이라도 얘기하고 싶..